Thermodynamic equilibrium

짧은 글 2018. 4. 28. 18:57

평화란 전쟁의 반의어가 아니다. 좋든싫든 오게 될 궁극의 종착지이며, 열적 평형과 같은 상태이다.


어떤 길을 거치든 결국 평화는 온다. 영원한 전쟁은 없으며 모든 전쟁의 결과는 평화다. 승전의 결과도 평화이며, 패전의 결과도 평화고, 정복당함의 결과도 평화고, 죽음의 결과도, 행성이 파괴된 결과도, 우주 전체가 열적 평형에 이르러도 평화는 온다.


중요한 것은 그에 다다르는 길 그 자체이다. 평화라는 것 자체를 궁극의 목표라고 선전하는 것은, 결국 가용한 모든 에너지가 언젠가는 쓸 수 없는 약간의 분자 운동에너지가 되리라고 선전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연운 16주를 넘겨도, 주데텐란트를 떼주어도, 항복을 해도 끝끝내 우주는 열죽음에 다다를 것이므로. 그러나 그 도중에 밟아야 할 길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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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령과자